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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seoul

2026.6.10


6.10 — 세계여행의 시작!

집 앞 카페에서 본 Life is a road trip

여행 가는 날 밤이다. 뒤숭숭한 마음이 좀 든다. 카메라로 영상을 찍었다.

2주 전부터는 책, 영화만 보고 놀았다. 무언가 의미가 있는 행동을 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30년의 관성을 한번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휴직을 처음 결정했을 때도 비슷했다.

평생 남 눈치만 보고, 갈팡질팡 이리저리 재다가 시간을 다 흘려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자그만 노트에 쓴 나는 다음과 같았다.

“요새는 뭘해도 재미가 없고, 무기력하다. 애초에 나라는 사람 자체가 그렇다는 생각도 했다.
동화 같은 삶을 꿈꾸면서, 정작 일상생활은 죽어가고 있는 사람, 우주비행사가 아닌 인형임을 깨달았지만(버즈처럼) 여전히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
우울한 사람, 겉과 속이 다른 사람”

휴직

반년을 고민하고, 과감하게 휴직 신청을 했다. 내 인생 최대의 일탈이었다.

그렇지만 일만 놓는다고 무언가 달라지진 않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너무나 큰 자유는 오히려 불안감만 키웠고, 어쩌면 회사에 다닐 때보다 정신적인 압박감은 더 심해졌다.

꾸고 있는 꿈만 열댓가지, 그리고자 마음 먹은 그림은 셀 수 없는데 천성적인 게으름으로 인해 벌려놓고 항상 용두사미로 끝난다.

이런 자아성찰(자기혐오)을 모으면 책 한권도 거뜬히 나올 지경이었다.
무작정 발리행 편도 티켓을 끊었고, 6월 10일이 되었다.

세계여행 시작 화이트보드

어찌됐든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세계여행의 시작!!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다. 당장 한달 뒤에 어디에 있을지도 계획하지 않았다.

매번 고민만 하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던 나인데, 아무 준비없이 세상 밖으로 던져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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