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ggu 上 - 시작!
2026.6.10 ~ 6.12
공항을 나오니 동남아의 후끈한 공기와 불쾌한 습도가 살짝 반가웠다. 픽업 택시 드라이버는 내가 이렇게 빨리 나올줄 몰랐는지 많이 늦었다. 멋쩍은 웃음에 기분좋게 봐주기로 했다.
자정이 다되어서야 발리의 호스텔에 도착했다.
원래 동남아 1일차는 숙소 가서 자는 날이다.
엄마가 선물해준 시편을 읽고 잠들었다. 2층 침대는 불편하다.
6.11
늦잠을 자서 9시에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갑자기 불쑥 나타난 한 여행객이 중국인이냐고 물어봤다.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어쩐지 더 반가워했고, 한국어도 좀 할 줄 알았다. 서로 안되는 영어로 1시간을 대화했다.
중국인인 이 친구는 Gap leave로 2달 가량 여행왔다는데, 이 호스텔에 묵지도 않고 밥먹으러 잠깐 들렀다고 했다.
롬복 섬 (인도네시아는 자바의 나라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에서 한달 살이 예정인 이 여행자는
에스파 콘서트를 보러 한국에 왔고, 강남역에는 스킨케어와 성형수술을 받으러 가봤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을 교환하고 자기 호스텔로 놀러오라고 했다. 무서워서 그건 싫다고 했다.
아침에 클로드가 추천해준 디지털 노마드 1황 카페로 왔다.
온갖 자리에 온갖 사람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전부 노트북을 하고 있었다. 코딩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디자이너와 글쓰는 사람이 제일 많은 것 같다.
이 공간에 있으면 무언가 일을 해야할 거 같은 압박을 느껴서 우선 기록부터 제대로 하기로 했다.
글만 들입다 쓰면 다시는 안 볼 것 같아 세계지도 프로젝트 하나를 구상했다. (지금 이거)
해변으로 걸어와서 첫번째 선셋을 봤다.
서퍼들, 물에 닿으면 큰일날 거 같은 옷을 입고 사진찍는 스냅작가들, 연인, 가족 등 각양각색이었다.
푹푹 꺼지는 모래사장을 오랜만에 맨발로 밟았다.
우리나라처럼 발씻는 곳을 기대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석양이 지는 걸 한참 바라봤다.
마사지를 받은 후 저녁으로 나시고랭과 맥주를 먹었다.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그릇을 싹 비운 후 숙소로 갔다.
세계여행이라며 당차게 떠나왔는데, 하루를 마치고 보니 그냥 휴양지 놀러와서 잘 쉰 사람이었다.
쓴 돈
숙박 140k
JIN CAFE 150k
7 Hungry 8k
마사지 160k
나시고랭 90k= 548k (약 5만원)
6.12 — 요가와 선셋
오늘도 호스텔의 조식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생글생글 웃던 직원들이 갑자기 옷을 갈아입고 머리에 띠를 두르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호스텔 앞 제단에 도열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한참을 향을 피우고, 기도를 외웠다. 힌두교 종교의식인줄로 짐작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종교의식이긴 한데 호스텔의 사업번창을 위한 거라고 한다.
1년에 2번 하는데 마침 오늘이었다.
위 사진은 의식이 끝난 후 투숙객들에게 나눠준 음식들이다. 이 날을 위해 꽤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
3개 정도 챙겨가서 점심도 이걸로 때웠다. 벙커베드의 2층이라 투덜대고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참 선녀인 숙소였다.
지나가다 유심히 봤던 Baked coffee에 가서 작업도 좀 했다.
오라클 인스턴스에 띄워져있는 nginx를 Public으로 열고, 인증서 문제를 해결했다.
Yin yoga를 했는데, 솔직히 마음챙김명상이랑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옆 사람보고 컨닝 좀 했지만 공간이 주는 분위기, 함께 하는 사람들, 시원한 바람과 저 멀리 천장에 붙어있는 도마뱀까지 평화로웠다.
새로운 호스텔에 체크인 후 대충 짐을 풀고 해변으로 향했다. 목적은 서핑 가격 알아보기 + 해변에서 저녁먹기.
발리 느좋남이 영업하는 서핑은 350k였다. (우리 돈 3만원)
쿨거래하듯 바로 인스타교환을 하고 Sandbar에 갔다.
빈백에 앉아 빙탕 맥주를 마셨다.
다소 흐리긴 했지만, 구름이 잔뜩 걸린 하늘에 해가 떨어지는 모습은 항상 예쁘다. 어린아이들이 카메라를 관심있게 봐서 인사해줬다.
쓴 돈
숙박 150k
Baked 50k
요가(The Practice) 150k
Sandbar 130k= 480k (약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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