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ur ② - 서핑과 토이스토리
2026.6.17 ~ 6.18
6.17
오늘은 어제 딜을 친 숙소로 옮기는 날! 7일이나 머무르는 숙소로 이동하는 거라 또 새롭다.
어제 간 Betewe cafe에서 작업하다 그랩을 타고 갔다.
이제 발리 물가에 적응해서 그런건지, 택시비가 3천원을 넘으면 비싸다고 불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편해진다. 심지어 이번엔 캐리어를 들고 탔다.
도착한 숙소는 이전보다 크기는 좀 작아졌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은 더 좋다!! 일단 냉장고가 안에 있음.
건조대는 밖에 있다. 직사광선 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
사실 다음에 어느 나라를 갈지 이 시점에도 계속 고민을 했다.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습관을 내려놓기가 어렵다.
터키냐 포르투냐 고민하다 갑자기 발렌시아와 류블랴나가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거의 2시간을 이 고민만 하다가, 다 던지고 당일 서핑을 예약해버렸다.
위 사진은 그렇게 도착한 꾸따 비치다. 픽업을 온다고 해서 사누르라고 하니까 80k를 더 달라고 했다.
내가 깎은 숙소 이틀치 비용이 이렇게 허무하게 날아갔다.
꾸따의 파도는 사누르와는 풍경이 사뭇 다르다.
사누르에서 날 데리러온 드라이버가, 서핑도 가르쳐줬다.
럭키라는 이름의 이 친구는 수마트라에서 돈벌러 온 친구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돌아간다고 한다. 수마트라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럭키는 비행기값이 비싸다고 시무룩해했다.
ㅋㅋㅋ 두번째하니까 그래도 제법 잘 일어난다.
요번 서핑은 아쉽게도 사과랑 간식을 안 줬다.
럭키와 그리 럭키하지는 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래도 묘한 친근감과 안쓰러움에, 원래 비용에 소소한 팁을 얹어서 줬다.
럭키의 환한 미소를 처음 봤다.
서핑하고 또 내리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근처로 왔다.
바로 옆 스파에서 마사지도 예약했다. Foot & Head 마사지 1시간에 만원!! 앞으로 2번은 더 받으리라고 생각했다.
로컬 펍 같은 곳을 가고 싶어서 Casablanca란 곳에 왔다.
이름처럼 향수가 가득한, 호주 7080(여긴 호주사람이 참 많다), 발리의 다모토리 같은 곳이다. 나이를 잊은 것 같은 호주 어르신들이 눈치보지 않고 춤추며 놀고 있었다.
이 정도의 담배 농도는 초등학교 3학년 PC방 이후로 처음이다.
내가 앉은 테이블에 턱수염이 복실복실한 형님이 있었다. 형님은 핑크색 란제리를 입고 계셨다.
손에는 커다란 담배를 들고, 눈을 감고 천천히 리듬을 타고 계셨다.
그러다가 갑자기 담배를 입에 가져가더니 씹어서 삼켰다.
내가 꿈을 꾸는 건지, 아니면 저건 씹는마약인건지 분간이 안갔다. 감자튀김이었다.
생맥주 한 잔을 얼른 들이키고, 도망치듯 바로 숙소에 들어가서 잤다.
쓴 돈
숙소 250k
Betewe 80k
서핑 340k
저녁(Wrap) 90k
마사지 160k
맥주 50k
요거트 33k= 1000k (약 8만 5천원)
6.18 — 토이스토리5
느지막히 일어나서 버거를 먹으러 왔다. Over the moon은 cafe Betewe보다 더 북적거리지만 작업하기는 괜찮았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작업은 엄청나게 생산적인 활동 혹은 기록이 아니다.
발리에서 라트비아 한달살이 숙소를 찾고 있는 인생… 한 입 남은 버거가 처량해보인다.
여기서도 계속 재고있는 내 모습이 싫어져 홧김에 터키행 항공권을 끊었다. 내친김에 재인이형과 8월 말에 프라하, 베를린 우정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했다.
지금 묵고 있는 숙소에서는 카드가 안된다고 한다. 1박에 5천원씩 깎아줬으니까 그 정도는 수긍하고 돈을 뽑으러 아이콘발리로 왔다.
이젠 내 집인듯 영화관으로 들어가니 마침 토이스토리5를 하고 있었고, 10분 후에 시작하는 게 있어 홀린듯이 끊어버렸다. 토이스토리만 나오면 내 지능이 급격히 낮아진다.
티켓은 50k(4천원)로 저렴했다.
불현듯 인도네시아 더빙버전일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갔다. 영화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발리 잼민이들이 그 생각을 증폭시켰다.
불안한 상태로 영화는 시작했고, 여기도 금호타이어 마스코트 같은 애들이 나와서 비상구 안내를 했다.
다행히 우디와 버즈는 인도네시아어로 말하지 않았다.
피자집에 또 왔다. 피자를 먹으며 파이아키아에서 이동진 평론가님과 같이 토이스토리5를 되짚어봤다.
꽤나 충동적인 판단이었지만, 영화를 본 건 잘했던 선택이다.
쓴 돈
숙소 250k
Over the moon(아점) 160k
영화관 100k
피자 70k쯤= 580k (약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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