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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ur ③ - 발리 로컬 축제

bali, sanur

2026.6.19 ~ 6.20


6.19 — 해변 산책과 헬스

무늬가 그려진 파란 그릇에 담긴 아사이볼 — 스타프루트, 민트, 멜론볼, 고지베리를 올렸다

호스트가 추천한 Blend cafe에 다시 왔다. 스무디볼이 유명한 곳이다.
오랜만에 먹는 요거트와 신선한 과일을 먹으며 포르투 숙소를 알아봤다.

축구 중계가 나오는 TV와 빈땅 맥주 박스가 놓인 로컬 와룽 실내

마사지를 받고, 바로 옆 Warung dah man에 밥먹으러 왔다. 로컬 분위기가 물씬 났다.

계란프라이를 얹은 미고랭 한 접시와 다 섞어 끓인 채소 스프, 케찹마니스 병들

인심 좋아보이는 아주머니가 미고랭을 먼저 주셨다.
면이 라면면이었다. 볶음라면을 먹는 기분이었다. 미고랭은 어디가나 맛이 비슷했다.

당황스러웠던 건 저 채소스프다.
Mix vegetables라 되어있길래 신선한 채소인줄 알았는데, 다 섞어서 끓여버리셨다.

그래도 싹 비웠다. 나의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는 뭐든 잘 먹는 것이다.

사원 앞마당 프랑기파니 나무 아래에서 무용을 연습하는 아이들

노을을 보러 Genius 카페 가는 길, 어린 아이들이 무용 연습을 하고 있었다. 축제를 준비하는 듯했다.

사누르 해변의 단촐한 결혼식 — 꽃 아치와 우산, 의자에 둘러앉은 하객들, 뒤로 바다

사누르 해변은 참 한적하다. 그 한적한 곳에서 단촐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이 있었다.
은퇴한 호주 어르신과 젊은 현지 여성이었다.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마크라메 파라솔 아래 파란 빈백에서 잠든 강아지, 뒤로 Genius 카페

강아지와 함께 빈백에서 힐링하기.
여기는 강아지가 참 많다. 개중에 더운 녀석들은 냅다 바다로 뛰어들기도 한다.

해변 파라솔 아래 노트북으로 포르투 숙소를 알아보는 화면과 용과 스무디, 바다

날이 흐려 일몰은 제대로 안 보였다. 여기서까지도 여행계획을 수정하고 있었다.
도대체 며칠째인지, 우유부단한 나에게 화가 나서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었다.

포르투에 2주 살아보고 좋으면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돈 몇 푼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몇 푼이 아니라 몇십만원이긴 하다.
마침 오늘 회사에서 고과성과급이 들어왔다. 휴직하고도 돈을 주는 회사에 마음속으로 한번 절했다.

헬스장 탈의실 거울 셀카 — 짐볼과 라커

갑자기 운동하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운동을 했다. 머신들이 오래돼서 죄다 끼익거렸다. 여기도 덤벨 쾅 내려놓기는 금지다.

아이콘발리의 한국 치킨·떡볶이 가게 앞에 늘어선 줄, 화면엔 케이팝 뮤비

운동 후 배고파져서 또 아이콘발리로 간다.
한국 치킨+떡볶이 파는 곳에서 소문의낙원 뮤비가 나오고 있었다.

돌솥에 담긴 매운 라멘과 흰쌀밥 한 공기, 아이스 콜라

서성이다가 라멘집 앞에서 메뉴를 보고 있는데, 종업원이 한국어로 한국사람이냐고 했다.
이렇게 유창한 한국어를 오랜만에 들었다. 그리 끌리는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곧바로 들어갔다.

매운 라멘과 밥을 시켰다. 정말 오랜만에 맨밥을 먹으니 배가 그제서야 든든해졌다.
난 한국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식을 먹으며)

쓴 돈

숙소 250k
아사이볼 120k
마사지 120k
용과스무디 60k
그랩 25k
헬스장 50k
라멘·두쫀쿠·우유 170k= 800k (약 68,000원)


6.20 — Bali Art Center 축제

먹구름 낀 새벽 사누르 앞바다, 수평선 사이로 겨우 번지는 노을과 돌 방파제

10일만에 드디어 일출을 보러 5시 40분에 일어났다. 서둘러 그랩타고 도착했는데 구름이 비킬 생각을 안 했다. 먹구름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15분쯤 앉아있다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이른 아침 텅 빈 아이콘발리 몰 내부와 에스컬레이터

돌아가는 길, 역시 10일만에 처음으로 모닝런을 했다. 심지어 백화점을 뚫고 갔다. 백화점런은 내가 처음 아닐까.

달콤한 양념 치킨과 구운 껍질콩, 계란을 올린 덮밥과 아이스티
분홍·회색 도자기 컵에 담긴 셔벗 위에 민트를 얹은 작은 디저트
1 / 2

일출 실패 후 4시간을 늘어지게 자다 일어나 카페에 왔다.
3번째 가는 Over the moon! 사누르에서 제일 좋은 듯. 다 합쳐 10시간은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시집에서 시를 하나 꺼내 읽으니, 갑자기 각성모드가 돼 3시간을 내리 집중했다.

Bali Art Center 축제 메인 무대 — 붉은 무대와 사원 배경, 관객, 파란 하늘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Bali art center 축제다. 일년에 한번 열리는 지역 축제인데 진짜 찐 로컬만 오는 곳 같았다.
한국인은 나밖에 없었다. 가끔 보이는 서양 아저씨들은 현지인과 결혼한 분들로 보였다.

색색으로 물들인 병아리와 케이지, 위에 놓인 토끼 한 마리를 파는 좌판

우리나라에선 이제 상상도 못 할 색색병아리를 팔고 있었다. 안타까워 보였다. 위의 토끼는 좀 귀여웠다.

전통의상을 입고 공물을 인 여인들의 행렬과 캐릭터 풍선을 파는 골목

찐 발리니즈들만 오는 축제. 퉁퉁사후르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늘어선 축제 먹거리 천막들, 뒤로 사원 지붕

그 옛날 구리 아파트 앞에서 열리던 5일장처럼, 먹거리와 옷가지를 모아놓고 판다.
관광지 물가와 역시 달랐다. 거의 2~3배 저렴했다.

바나나잎 위에 놓인 코코넛 가루를 묻힌 초록 꿀떡
반으로 가른 꿀떡 — 야자설탕과 코코넛이 든 초록 떡
1 / 2

발리 셋째날 아침에 먹었던 전통음식이 보여 사봤다.
코코넛 맛 나는 꿀떡인데, 꿀이 좀 시원찮은 꿀떡이다.

밤의 축제 인파, 불 밝힌 사원과 무대, 빼곡히 앉은 관객

낮에 봤던 커다란 메인무대에서 8시부터 공연이 있었다.
금요일 밤이라 불쇼라든지 좀 웅장한 컨텐츠를 기대했다.

내 뒤에 앉은 소녀들이 시작 전부터 어마어마한 함성으로 응원했다. 타악기와 관악기를 든 소녀 30명이 등장해 한바탕 풍악을 울렸다. 소녀들은 단원 친구들인지, 뭘 할 때마다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잘하는 건 알겠는데 이젠 연주 말고 춤을 보고 싶었다.
한바탕 끝나자 다른 옷을 입은 소녀 30명이 또 등장해서 되풀이했다.

참다못해 GPT에게 물으니 악기 경연대회라고 알려줬다.
그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찍은 게 위 사진이다. 그랩 타고 집에 가서 잤다.

쓴 돈

숙소 250k
그랩 64k(아침 일출 + 발리 축제 왕복)
Over the moon 200k= 500k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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