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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ta 下 - 발리 소녀

bali, kuta

2026.6.24


6.24 - 안녕 발리!

붉은 테두리 접시에 담긴 베이컨·계란·치즈 버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발리를 떠나는 날이다. 적당한 아쉬움이 든다. 늦잠을 자고 체크아웃 후 치즈버거로 시작했다.
양상추를 기대했지만 치즈에 베이컨, 혈당이 제대로 오르는 비주얼이었다. 혈당스파이크 음식은 역시 맛이 좋다. 여기서 죽치고 앉아 터키 여행을 3시간쯤 짰다.

비치워크 몰의 컬러풀한 ‘beachwalk’ 조형물과 스티치 캐릭터, 서핑보드, 바다 전망

또 비치워크에 갔다. 휴대폰 상태가 엉망이 되고 있다. 발리에서만 서너번 모래에 떨구고 주머니에서 빠뜨려, 모서리 네 부분은 대부분 갈렸다고 보면 된다.
휴대폰 케이스를 사러 두리번거렸지만 여전히 베이비핑크색만 있었다. 터키에서 꼭 얻기를 기약했다.

고수와 레몬을 올린 초록색 칵테일 Green sky, 마티니 잔에 얼음
청화백자 접시에 담긴 라이스페이퍼 롤과 땅콩 소스, 뒤로 초록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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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버거를 너무 금방 먹어버렸던 탓인지 배가 고파져서, 바다를 보며 칵테일 한잔했다.
Green sky란 칵테일인데 고수가 들어갔다. 알코올도 적당하니 의외로 괜찮았다.
제일 중요한 건 한잔에 4천원!!

노을 지는 꾸따 해변 — 붉은 깃발과 모래사장의 사람들, 앞에는 노트북과 빈땅 맥주
구름 낀 꾸따 해변의 노을과 나시고랭 접시·빈땅 맥주, 실루엣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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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석양 자리를 선점하고 싶어서 일찍 해변에 갔다.
흐리지 않은 석양을 제대로 본 게 짱구 Sandbar가 마지막, 거의 2주 전이다.
점심에 봐뒀던 Thube에 앉았다. 많은 음식 양을 핑계로 맥주 2병을 비웠다.

보랏빛·주황빛으로 물든 꾸따 해변의 박명, 걷는 사람들의 실루엣
주황빛 수평선의 꾸따 해변 노을과 모래를 파는 아이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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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따의 노을은 시시각각 변한다. 완연한 동그라미가 구름속에 서서히 가려지더니, 노랬던 모래가 붉게 변했다.

끊임없이 철썩이는 파도 소리, 저마다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서퍼들, 해변을 뛰어노는 어린아이들 각자가 살아움직이는 그림같았다. 잠시 미뤄둔 내 책임감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밤에 불 밝힌 ‘Cute stuff’ 기념품 가게 앞 — 마그넷과 키링이 걸린 좌판

노을이 다 지면 7시 30분이 된다. 8시에 90분짜리 발마사지를 받고 공항으로 떠날 참이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발리의 기념품을 사야했다.
해변 근처를 이리저리 돌다 어느새 숙소 근처까지 와버렸고, 그러다 한 기념품 가게를 마주했다.

기념품 가게 계산대에서 Ica와 함께 찍은 셀카 — 두 사람의 얼굴은 스티커로 가려져 있다

Ica는 Lombok섬 출신의, 덴파사르 지역에서 간호대학을 다니는 20살 학생이다.
열렬한 K-culture 팬인 Ica는 하츠투하츠, 블랙핑크, BTS, 송송커플을 사랑한다.
SM, JYP, YG와 빅히트 출신 그룹들을 구별할 줄 알고, 휴일에는 친구들과 케이팝 커버 춤을 춘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걸 알자 기뻐하며 아는 한국어를 내뱉기 시작했다.
서툰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우리는 2시간을 대화했다.
계획했던 마사지는 화이트워터의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Ica는 1달 방학을 맞이해서 알바를 시작했다. 주6일에 하루 6시간, 저녁은 안 준다고 한다.
이렇게하면 150만 루피아, 우리돈 12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꽤 친해졌고, 사장님에게 할 수 있는 한국어 욕을 가르쳐줬다. 당연하게도 Ssibal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진격의거인의 리바이와 주술회전의 토우지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됐다. 그녀는 언젠가 꼭 한국과 일본에 가보는게 꿈이라고 했다. 내가 그동안 갔던 여행지를 보여줬다.

후지산의 만년설과 스위스의 설산을 보여줬다. Ica의 눈이 반짝였고 그녀는 아직 태어나서 눈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드득 소리를 꼭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내가 참 부럽다고 했다. 설렘이 가득했던 눈빛이 그순간 어딘지 슬퍼보였다.

손목에 찬 구슬 팔찌와 애플워치, 옆에 KURA KURA 생맥주 한 잔
서핑 키링과 버즈라이트이어 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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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에게서 팔찌, 키링, 마그넷 3개를 샀다.
그녀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타입인지 전혀 할인을 해주지 않았다.

루피아 지폐가 너무 많이 남아 50K를 주고 나왔다.
이거 사장님이 먹는 거 아니고 너가 갖는 거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훌륭한 간호사가 되길 바래본다. Whatsapp을 교환하고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발리 공항 식당의 크림 소스 화이트 피자와 KURA KURA 생맥주

터키행 비행기는 새벽 1시 반에 출발했다. 발리 공항에서, 정말 오랜만에 야식을 먹었다.


발리 여행을 마치며

내 생애 처음으로 한 게 참 많았던 발리여행이다. 세계여행의 첫 여행지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짱구에서 며칠 간 적응기간을 갖고, 난 숙소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먹는 건 정말 노상관) 생각보다 난 서핑을 좋아했고, 더 내향적이었다.
물가가 너무 싼 나라로 시작을 해버려서, 앞으로 지갑을 열 때는 손을 덜덜 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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