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Çanakkale 下 - 트로이와 Kardeş
2026.6.30 ~ 7.1
6.30 — 트로이 박물관, 유적지
트로이 유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돌무쉬라는 미니버스를 타야한다. 정류장 근처의 아침식사 가게에 왔다.
소도시의 매력 중 하나는 현지인들이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대화가 안 통하니 냉장고에서 손수 빵을 가져와 이거 괜찮냐고 해서, 좋다고 했다.
저 빵은 부침개인데, 안에 치즈가 들어가있다. 부실한 샐러드지만 신선한 걸 먹을 수 있어서 마냥 행복했다.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리버뷰. 돌무쉬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트로이 박물관이 나온다.
터키의 또다른 매력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을 실시간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6개월 전 구글 리뷰에서 100리라라고 나와있으면 150리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돌무쉬 버스도 150리라였다.
급 도착해서 찍은 트로이 박물관의 헥토르와 아킬레우스, 프리아모스. 아들을 죽인 아킬레우스의 손에 입맞춤을 한 프리아모스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걸 찍기 전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쩌면 터키여행 가운데 가장 하이라이트일지도 모르는, 터키학생들과의 만남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에 체험학습을 하러 온 친구들이다. 이들의 학교는 바트만이라는, 차나칼레에서 차로 18시간 떨어진 곳에 있다.
한 친구가 나를 영상으로 찍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가볍게 인사를 건네자 무리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살면서 동양인을 처음 보는 것같이 흥분한 녀석들을 애써 무시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내가 다가가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들끼리 동의한 것인지, 몇몇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때부터 무수한 악수의 요청, 사진타임, 인스타 교환타임을 20분 정도 가졌다.
그들은 베식타시라는 터키 축구팀의 팬이었다. 올해 한국선수 오현규가 그 베식타시에 입단했고, 그들은 내가 마치 오현규인 듯 열광했다.
베식타시 세레모니 포즈(두손으로 독수리 발톱을 만들어야 함)로 사진을 10장 정도 찍자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관심이 너무 고마웠지만, 사춘기의 소년들이 그렇듯 그들은 멈추는 방법을 몰랐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황당한 일이었기에, 나 역시도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마지막 인사를 5번 정도 하고 테라스로 나왔다. 저 나무가 심겨져있는 부분이 일리아스에 나왔던 트로이의 터로 추정된다고 한다. 사실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극내성인이 되어버린 나에게는 일리아스고 뭐고 휴식의 공간일 뿐이었다.
숨을 고르고 1층으로 내려왔다.
박물관 1층에는 박물관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스케치와 모형들을 전시해뒀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한참을 돌아다녔다.
트로이는 시대에 따라 9개의 지층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기원전 2500년 ~ 기원후 500년) 무너진 자리에 다시 세워지길 반복한 결과 2번째 사진과 같은 유적도 발견된다.
일리아스에 나온 트로이는 1번째 사진, 청동기 시대의 트로이 6기다. (트로이는 ‘일리오스’라고도 불린다.) 돌밖에 남지 않은 유적이라 관광객도 그리 많지 않았다. 4천년 전의 돌을 보는 건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터키 학생들과 무더운 햇볕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얼른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디저트 하나를 사갔다. 처음은 호박죽 맛인데 치즈와 우유맛이 입안에 퍼진다. 너무 달았다.
터키를 떠나기 전 카이막을 한번 더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차나칼레의 일몰 풍경이다. 버거킹 와퍼 하나 포장해서 여기 앉아서 먹었다.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해협보다 다르다넬스 해협이 더 마음에 들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나를 자꾸만 따라오던 고양이
간만에 시집을 꺼내읽는다. 차나칼레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쓴 돈
ATM 220
트로이 박물관·유적지 입장료 1440
음료 140
디저트 100
스타벅스 185
버거킹 340= 2400리라 (약 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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