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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gano - 헤세가 잠든 마을

switzerland, lugano, montagnola, hesse

2026.9.9 ~ 9.11


9.9 — 비 오는 루가노

패밀리존 테이블에서 일기를 쓰며 간 기차

스위스의 자연을 한껏 보고난 후 목적지는 생소한 도시 루가노!!

앉고 보니 패밀리존이었던 이 자리의 테이블은 유독 커다래서, 1등석인지 2등석인지 구분이 안 갔다. 벌금 한번에 너무나 나약해진 나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숫자 2를 확인한 후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

이동하는 날 또 내린 비

이동하는 날 또 잔뜩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가 계속되었다. 날씨요정은 민준이가 아니라 나!!

주방이 많이 작았던 호스텔
루가노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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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루가노의 호스텔은 주방이 많이 작았다.
One chef at one time 라고 크게 적혀 있던 이곳에서 30분을 씨름했다.

양 조절 대실패

양 조절 대실패
추적추적 비가 오는 마당에 밥이나 많이 먹었다. 루가노 여행은 내일 시작

쓴 돈

인터라켄-루가노 44 CHF
장보기 25 CHF= 69 CHF (11만원)


9.10 — 몬타뇰라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흐린 날, 자연이 아름다운 스위스지만 나에게는 자연보다 더 의미있는 곳으로 향하는 날이다.

흐린 날의 루가노

오늘의 목적지인 몬타뇰라는 루가노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다.

숙소에서 Ticino 티켓을 줬다. 루가노는 스위스의 티치노주에 속해있는데 무려 기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이 무료

헤세의 필체가 그대로 남은 표지판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산책길 안내도
몬타뇰라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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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뇰라는 헤세의 마을이다. 헤르만 헤세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3년 동안 몬타뇰라에 살았다. 이 조그만 마을 전체에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표지판들이 있다.

헤세 박물관 앞 사진
사진가가 찍은 헤세
민음사 책장 어딘가에서 봤던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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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헤세 박물관에서 2시간을 꼬박 보냈다. 이곳은 헤세가 12년 간 살던 Casa camuzzi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해있다.

미술관, 박물관에 가면 그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 집중하고 설명은 최소한으로 읽는데, 이곳에서는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대부분의 텍스트를 읽었다.

헤세 일대기1
헤세 일대기2
헤세 일대기3
헤세 일대기4
헤세 일대기5
헤세 일대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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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ly, no one is wise, if he doesn’t know the darkness
-Im Nebel (안개 속에서)

I didn’t know that all that I had experienced until then was only coincidence, and that I still lacked the deep, own, basic tune. I didn’t know yet that I suffered from a longing which can’t be contained or fulfilled by love nor fame.
-Peter Camenzind (페터 카멘친트)-

열다섯에 학교를 탈출한지 하루만에 경찰에게 붙잡힌 헤세는 Disturbances of the soul 치료를 목적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갔다가, 권총으로 자살기도도 한다.
라틴어 학교에서의 도망 및 일련의 사건들은 수레바퀴 아래서의 큰 모티브가 된다.

한 달 전에 다녀온 튀빙겐의 서점원 이야기도 보여서 반가웠다. 헤세는 1933년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박해받은 유대인과 이민자들을 돕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헤세의 타자기
전시실 한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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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도망치듯 카사 카무치에 도착한 헤세는 한 달만에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을 써낸다.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여기서 완성했다.

책상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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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직접 사용한 책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타자기를 두드려댔다. 초상사진과 눈싸움을 길게 했다. 내가 금방 졌다.

책상 유리판에는 주고받은 편지들이 많았다. 그 중 인상 깊은 칼 융의 편지

헤세가 쓰던 수채화 물감과 붓
유리장 안의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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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그림들이 박물관 전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수채화 물감과 그림 도구들이 진열장에 생생히 남아있었다.

칼 융(스위스 사람이었다!!)에게 정신분석을 받으며 붓을 잡은 그는, 몬타뇰라에서의 생활을 그림으로 남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림을 그리는 헤세
브루노 헤세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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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헤세의 맏아들 브루노 헤세의 그림!
언제 마지막으로 그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림을 다시 그리고 싶어졌다.

크눌프
박물관 정원에 사는 거북이 크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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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원에는 거북이가 사는데 이름이 크눌프였다.
크눌프는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평생 떠돌며 사는 방랑자인데, 이 거북이는 50년 동안 여기에 살고 있었다.

박물관을 나서며
방명록에 남긴 ‘헤세와 더 가까워진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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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책을 읽어야하는데!! 방해물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이라 마음처럼 쉽지 않다.

casa rosa 앞에서의 헤세
몬타뇰라의 골목
묘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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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왔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Casa rosa는 헤세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지낸 공간인데, 지금은 사유지라서 출입이 불가능하다. 정확히 어느 집인지 확실하지 않아서 골목을 정처없이 걸었다.

헤매다가 마주친 청설모 한 마리가 아주 잽싸게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가더니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언덕을 내려가며

마을 광장에 있던 수상하게 요상한 모양들의 무인 호박가게

길 위에서
젠틸리노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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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은 곳에 사셨네요

산책길 표지

성당으로 가는 길에 소박하게 마련된 사이프러스 나무길
토스카나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그럴리가) 이탈리아와 가까운 이곳에도 아낌없이 심어져있었다.

묘지에 가까워지며

그 맞은 편에는 공동묘지가 있다. 여기 마을에는 떠나간 사람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을 꼭 넣는 풍습이 있는 듯 했다. 슈투트가르트의 것과는 또 다른 느낌

묘지 안

생전 좋아했던 것들도 두는데, 이 분은 스누피와 다이빙을 유독 좋아하셨나보다.
내가 죽으면 토이스토리를 넣어주세요

헤세의 소박한 무덤
니논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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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묘비는 직접 찾아보고 싶어서 무작정 묘지를 돌았다. 두 바퀴를 헤매고 버스 시간이 촉박해지자 사진을 힐끗 보고 도달했다.

가다가 지나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소박한 무덤!! 그 옆은 헤세의 마지막 부인 니논의 무덤이다. 마땅히 둘 물건이 없어서 갖고 있는 동전을 전부 털어 올려 놓고 왔다.

돌아오는 길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먹은 게 요거트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밥 먹기 참 애매한 오후 3시 반에 케밥 하나를 냠냠 먹었다.

몬타뇰라의 마지막 풍경

날이 개고난 후 숙소에서 바라본 루가노의 풍경, 스위스는 역시 스위스야!!
내 취향은 소도시, 조그만 마을이다.

쓴 돈

헤세 박물관 7 CHF
카드 5.4 CHF= 12.4 CHF (약 2만원)


9.11 — 이탈리아로

깊은 인상을 준 루가노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는 날이 밝았다. 그리고 내 여행(Chapter 1 ㅎㅎ)도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호스텔을 돌아다니는 고양이

호스텔을 자기집처럼 돌아다니는 자유로운 고양이를 쓰다듬는 게스트

밀라노행 기차

루가노에서 밀라노로 가는 기차
기차를 타고 스위스-이탈리아 국경을 넘는다.

차창 밖 청록빛 호수

안녕 스위스! 잘 살다가 또 올게
청록빛 호수들이 한번 나타나면 사라질 때까지 한참 바라봤다.

밀라노 중앙역

밀라노 중앙역에서 환승 20분 타임어택으로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사람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데이터도 잘 안 터져서 애먹었다.

진열장의 샌드위치와 스폴리아텔라
시간이 없어 사버린 크루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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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에 우유를 사려다가 시간이 없어 사버린 크루와상

베네치아 메스트레역

랩탑을 무릎에 올려놓고 딴청 좀 피우다 보니 어느새 베네치아에 도착해버렸다.

베네치아의 숙소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이탈리아 여행메이트 재인이형을 기다렸다. 갈매기들이 너무 많아 베니스 공항이 아닌 밀라노 공항에 불시착해버린 그는 예정보다 3시간을 늦었다. 다른 공항으로 회항하는 건 난생 처음 들었다.

1년 반만에 만난 재인이형은 사람이 어디 안 가듯 그 모습 그대로였다. 충전기 어댑터를 잘못 갖고 와서 내 보조배터리를 빌리고, 하나뿐인 케이블도 공유했다.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세계여행 챕터 1의 마무리 이탈리아 여행 출발!!!

쓴 돈

루가노 - 밀라노 10.8 CHF
밀라노 - 베니스 21.05 EUR
스벅 3.5 EUR
음료수 2.1 EUR
장보기 6.57 EUR
포카치아 8.5 EUR= 10.8 CHF + 41.72 EUR (8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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